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EPL’이라는 이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이 새벽잠을 포기하고 경기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EPL이 인기 있는 걸까요? 단순히 경기가 재밌어서? 스타선수가 많아서? 사실 그 이유는 꽤 여러 가지가 엮여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방송중계, 스폰서 자본 구조, 스타선수의 브랜드 파워라는 세 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EPL이 그냥 축구만 잘해서 유명한 리그는 아니라는 걸, 글을 다 읽고 나면 알게 되실 거예요.
“보는 맛”이 다르다: 방송 중계가 EPL을 세계로 끌어냈다
처음 축구를 접했던 건 친구의 추천 때문이었습니다. “EPL 한 번만 봐봐. 다른 리그랑은 급이 달라.”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막상 보니 그 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화질, 해설, 중계 구성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EPL은 예전부터 방송 중계에 굉장히 공을 들여 왔습니다. 1990년대 초반 리그가 새롭게 개편되면서 아예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잡았고, 전 세계 200개국 이상에서 실시간 중계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췄죠. 해설도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수십 개 언어로 제공되고요. 그래서 축구에 관심 없는 사람도 “우연히 채널 돌리다가 EPL 봤는데 재밌더라”는 반응이 나오는 겁니다.
또 하나 특이한 건, 중계권을 리그 차원에서 통합 관리한다는 점입니다. 개별 구단이 아니라 EPL 사무국이 방송권을 전 세계 방송사에 파는 구조죠. 이 수익은 모든 구단에 골고루 나눠 주기 때문에, 팀 간 전력 격차도 줄어들고 리그 전체가 더 치열해집니다. 결과적으로 팬 입장에선 어느 팀 경기를 보든 수준 높은 축구를 즐길 수 있으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돈을 잘 굴리는 구조
EPL이 부유한 리그라는 건 다들 아실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돈이 많아서 잘되는 게 아니라, 돈을 어떻게 쓰고 벌어들이는지를 리그 전체가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스폰서십 구조입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에티하드 항공, 아스널은 에미레이트 항공, 맨유는 아디다스와 대형 계약을 맺고 있죠. 이들은 유니폼 로고만 바꿔주는 게 아니라, 구단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고, 해외 팬과 소통하는 마케팅도 진행합니다. EPL은 그런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단순한 광고 수익을 넘어 브랜드 가치 상승까지 이끌어내는 전략을 쓰고 있는 거죠.
게다가 요즘 구단들은 축구 경기만 하지 않습니다. 자체 유소년 아카데미 운영, 글로벌 캠프, e스포츠 팀 창단,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등 수익 다변화를 적극 시도하고 있어요. EPL은 점점 ‘축구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죠.
이 모든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선수 영입, 인프라 확충, 마케팅 강화 등에 다시 투자되고, 그게 곧 리그 전체의 흥행으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단순히 돈이 많은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든 리그라는 말이 어울리는 이유죠.
축구를 모르는 사람도 팬으로 만드는 ‘스타 파워’
저는 솔직히 축구를 처음 접할 때 팀보다 선수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누군가에겐 호날두였고, 또 누군가에겐 손흥민이었겠죠. 그만큼 EPL은 선수를 통해 팬을 유입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리그입니다.
예전에는 앙리, 제라드, 루니, 드록바 같은 전설들이 있었고, 요즘엔 홀란드, 데 브라위너, 사카, 그리고 최근에 LAFC로 이적한 우리 손흥민까지. 이런 선수들은 단순히 골을 넣고 어시스트만 하는 게 아니라, SNS 활동, 광고 출연, 인터뷰 등을 통해 팬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존재입니다.
EPL 구단들도 이를 놓치지 않습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선수 브이로그’나 ‘비하인드 영상’을 제작하고, 팬들과의 라이브 소통도 적극적으로 운영하죠. 덕분에 팬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선수와 함께 응원하고 웃고 울 수 있는 동료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축구를 전혀 모르던 사람도 ‘저 선수 좋다’는 이유만으로 EPL에 빠지고, 그렇게 팬층은 넓어지고, 리그는 더 성장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결론: EPL의 인기엔 ‘이유’가 있다
누구는 EPL을 두고 “그냥 인프라가 좋아서 잘 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인프라를 어떻게 기획하고, 운영하고, 팬과 연결했는지까지 들여다보면, EPL의 성공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치밀한 전략과 장기적 설계의 산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보는 사람이 편해야 하고, 구단이 건강하게 운영되어야 하며, 선수가 팬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그 리그는 오래갑니다. EPL은 지금도 그걸 잘 해내고 있는 리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025년인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구 리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