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시메오네는 아르헨티나가 배출한 전설적인 미드필더이자, 현역 시절의 투지와 열정을 지도자로 완벽히 이어간 감독입니다.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유럽 정상권 팀으로 탈바꿈시키며 ‘엘 초로’라는 별명에 걸맞은 저돌적인 리더십과 끈질긴 전술로 새로운 축구 철학을 세웠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메오네의 선수 시절 활약, 지도자로서의 성공, 그리고 독특한 전술 스타일과 리더십을 조명합니다.

선수 커리어 : 전사였던 미드필더, 월드컵과 유럽 무대의 중심에 서다
디에고 파블로 시메오네는 197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강한 승부욕과 리더십을 보여주었습니다. 1987년 베레스 사르스필드에서 데뷔한 후, 이탈리아의 피사, 세비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인테르 밀란, 라치오 등 유럽 여러 팀을 거치며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그는 1995–96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라리가와 코파 델 레이 동시 우승을 이끌며 ‘투사형 미드필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뛰어난 위치 선정과 강력한 태클,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으로 공격과 수비를 잇는 핵심 역할을 맡았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106경기 출전, 11골을 기록하며 1994, 1998, 2002년 월드컵에 연속 출전하는 등 국가대표로서도 오랜 시간 중용되었습니다.
시메오네는 선수 시절 내내 기술보다 열정과 팀워크, 피지컬을 앞세운 스타일로 사랑받았고, 이러한 정신력은 훗날 그가 감독이 되었을 때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그는 항상 경기장의 ‘리더’였으며, 그라운드 위에서 감독처럼 팀을 움직이는 존재였습니다.
전술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르네상스를 이끈 지도자
시메오네의 감독 커리어는 아르헨티나 리버 플레이트와 에스투디안테스에서 시작되었으며, 2011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부임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게 됩니다. 당시 아틀레티코는 중위권에 머무르며 스페인 내에서도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의 격차가 뚜렷한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메오네는 팀의 체질을 근본부터 바꾸었습니다. 조직력, 헌신, 끈질긴 수비, 역습에 기반한 전술로 단기간 내에 팀을 재정비했고, 선수들의 정신적 강인함을 극대화했습니다. 특히 2013–14 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라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 축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는 18년 만의 리그 우승이자, 두 거대 클럽의 장기 독주에 제동을 건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그는 두 차례 결승에 진출하며 아틀레티코를 유럽 정상 무대의 강호로 끌어올렸습니다. 비록 결승전에서 모두 레알 마드리드에 패하며 우승을 놓쳤지만, 한정된 자원과 수비 중심의 전술만으로도 유럽 강호들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그의 리더십은 선수단 전체를 하나로 묶는 힘이 있었으며, ‘가족 같은 팀’이라는 평가를 자주 받았습니다.
‘엘 초로’의 전술: 수비의 미학과 열정의 리더십
디에고 시메오네의 전술은 일반적인 점유율 축구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는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여 라인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압박 타이밍과 수비 전환에 철저함을 기합니다. 특히 박스 앞 공간을 완벽히 장악한 뒤, 기습적인 역습을 통해 득점하는 형태가 전형적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현대 축구에서 다소 ‘구식’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시메오네는 이를 세련된 전술로 재해석했습니다. 그는 수비를 위한 수비가 아닌, 이기는 축구를 위한 수비를 구사하며, 실용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승리를 추구합니다.
또한 시메오네는 정신적 리더십과 열정적인 코칭으로도 유명합니다. 경기 중 터치라인을 종횡무진 누비며 선수들에게 끊임없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득점 시 함께 기뻐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는 단순한 감독이 아니라, 선수들과 함께 싸우는 ‘현장 지휘관’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2025년 현재까지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이끌고 있으며, 리그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장기 집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수단의 신뢰를 받고 있으며, 아틀레티코와의 동행은 유럽 축구에서 보기 드문 ‘안정된 리더십’의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디에고 시메오네는 선수 시절의 열정과 투지를 고스란히 지도자 생활로 이어간 독보적인 축구 인물입니다.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변화시킨 인물이자, 수비축구의 미학을 증명한 전술가이며, 무엇보다 선수들을 믿고 함께 전장을 누비는 진정한 리더입니다. 그의 축구는 화려하지 않지만 단단하며, 그 정신은 여전히 유럽 무대에서 유효합니다. 앞으로도 시메오네가 보여줄 새로운 전술과 리더십에 대한 기대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