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알론소는 선수 시절, 리버풀·레알 마드리드·바이에른 뮌헨을 거치며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유로·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감독으로 전향한 이후에도 유럽 무대에서 돋보이는 전술가로 주목받고 있으며, 2025-26 시즌부터는 레알 마드리드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이 글에서는 그의 선수 커리어, 전술 철학, 감독 성과를 총정리한다.

선수 시절 커리어
사비 알론소는 1981년생 스페인 출신 미드필더로, 전성기 시절 가장 지능적이고 정교한 플레이를 펼친 레지스타(후방 플레이메이커)였다. 커리어의 시작은 레알 소시에다드였으며, 2004년 리버풀로 이적하며 전 세계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리버풀 시절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은 전반에만 0-3으로 밀렸지만 후반 알론소의 동점골을 포함한 활약으로 3-3 동점, 승부차기 끝에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2009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라리가, 코파 델 레이,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달성하며 황금기를 이어갔고, 이후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분데스리가 3연패를 경험하며 유럽 3대 리그 모두에서 리그 우승을 맛봤다. 국가대표로도 찬란한 커리어를 남겼다. 스페인 대표팀 소속으로 2008년 유로, 2010년 월드컵, 2012년 유로를 모두 제패하며 ‘스페인 황금세대’의 중심 멤버로 활약했다. 그의 플레이는 단순히 화려한 기술보다는, 시야·포지셔닝·정확한 패스에 기반한 경기 조율 능력에 있었다. 이성적이고 전략적인 그의 플레이는 훗날 감독으로서의 전술적 사고방식에 결정적인 기반이 되었다.
감독 데뷔와 전술 철학
2017년 현역 은퇴 후, 사비 알론소는 지도자의 길을 곧장 밟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팀(U14) 감독을 맡으며 코칭 커리어를 시작했고, 2019년부터는 고향 팀 레알 소시에다드 B팀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 시절 그는 B팀을 60년 만에 세군다 디비시온(2부 리그)으로 승격시키며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입증했다. 2022년 10월, 분데스리가의 바이엘 레버쿠젠 감독으로 선임된 그는, 당시 강등권이었던 팀을 단기간에 유로파리그 진출권까지 끌어올리는 기적 같은 성과를 이뤘다. 그의 전술은 현대적 빌드업 축구를 기반으로 하며, 3백(3-4-3 혹은 3-2-5) 포메이션을 유기적으로 활용한다. 후방에서부터의 점유 기반 패스, 날카로운 전환, 라인 간 연결을 강조하는 축구를 추구한다. 대표적인 특징은 유연성이다. 경기 흐름에 따라 포메이션을 자연스럽게 전환하고,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최적화하는 데 탁월하다. 플로리안 비르츠, 프림퐁 등 젊은 자원의 기량을 극대화한 것도 그의 지도력 덕분이라는 평가다. 알론소는 ‘펩 과르디올라의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수비 조직력과 실용성까지 겸비한 자기만의 색깔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또한, 냉정한 경기 운영 능력과 선수들과의 수평적인 관계 설정으로 “감독으로 태어난 리더”라는 평을 듣는다.
감독 성과와 레알 마드리드 부임
바이엘 레버쿠젠 부임 첫 시즌(2022-23) 후반기부터 팀은 분데스리가 상위권으로 반등했고, 유로파리그 준결승 진출까지 이뤄냈다. 2023-24 시즌에는 독일 슈퍼컵 준우승과 리그 2위를 달성하며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갔다. 2025년 5월, 레알 마드리드는 사비 알론소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안첼로티 체제 이후 새로운 방향성과 전술 혁신을 꾀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되며, 선수 시절 활약했던 ‘친정팀’으로의 복귀라는 상징성도 컸다. 알론소는 레알 마드리드의 차세대 리더로서, 기존의 갈락티코 스타일과 현대 전술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갈지가 큰 관심사다. 현재 레알은 젊은 유망주와 베테랑이 공존하는 전력이기에, 그의 유연한 팀 운영이 핵심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지 언론은 “지단 이후 가장 이상적인 인사”라고 평가하며, 그가 전설로 남은 선수 커리어에 이어 감독으로서도 정점에 설 수 있을지를 지켜보고 있다. 사비 알론소는 이제 단지 가능성 있는 신예 감독이 아닌, 유럽 최상위 구단을 이끄는 정통파 전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미켈 아르테타와 함께 '차세대 3대 감독'으로 거론되며, 앞으로의 행보는 축구계 전체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사비 알론소는 축구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달성한 뒤, 감독으로서도 빠르게 정상에 다가가고 있는 인물이다. 바이엘 레버쿠젠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2025-26 시즌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하며, 전술가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냉철한 경기 운영, 현대적 전술 이해, 그리고 리더십까지 겸비한 그는 더 이상 ‘선수 출신 지도자’가 아닌, 유럽 축구를 이끄는 차세대 명장으로 인정받고 있다.